아프리카 남부를 여행하고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마주한 우리나라의 잿빛 하늘을 보고 놀란 기억이 있습니다. 그 때 당시에는 대수롭지 않게 “미세먼지가 엄청 심하네”하고 넘겼지만 환경문제에 대한 작업을 시작하고 나니 소름 돋는 경험이었구나 깨닫게 됐습니다.
현대화가 더딘 아프리카에서는 살아가는 방식이 우리기준에서는 조금 불편할 수 있겠지만 자연을 그대로 품고 가고 있었던 반면, 사람의 편리함을 위해 발전이라는 포장을 아래 말 그대로 부자연스러운 사회를 형성해 살아가고 있습니다. 그 과정에서 자연스러운 것들이 소멸되고 그 속에서 우리는 살아가고 있다. 우리는 어쩌면 멸종위기종이 되어 생사를 치열하게 다투며 살아갈 수밖에 없는 내일을 향해 전력질주를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.
[FOGGY 하지마]는 미래를 배경으로 한 픽션입니다. 공기 정화 장치가 없이는 숨 쉴 수조차 없는 세상에서 멸종위기에 처한 우리는 깨끗한 공기를 찾아 헤매고 있는 모습을 담고 싶었습니다.
어디선가 들어본 것 같은 다소 익숙한 스토리지만,
같은 지구에서 아프리카와 우리나라의 하늘, 공기의 질의 차이를 확연하게 느끼고 나니 영화나 시리즈물에 나오는 얘기가 그저 오락거리가 아닌 나의 작업소재가 되었습니다. 현재, 오늘, 지금은 큰 불편함 없이 살아가고 있지만 ‘우리의 내일은 이런 모습이지 않을까?’ 라는 물음을 가지고 영상을 제작했습니다.
연출·안무 : 조현상
조연출 : 장아영
출연 : 김이안, 민경림, 박재혁, 안송은, 이효선, 임예진
음악 : Kevin Macleod - Minima, Metaphysik
후원 : 환경재단 GS리테일